레전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안 본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봐야 한다. 명대사도 많다. 그중 내가 뽑은 최고의 명대사는 "지금 한번! 지금만 한번, 마지막으로 한번, 또 또 한 번. 순간은 편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 한 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넷플릭스를 만나 세계 190개국에서 스트리밍 한다. 특히 일본에서 대박을 친다. 아니 초대박이다. 일본 넷플릭스 52주 연속 1위. 참고로 일본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은 2002년 〈겨울연가〉, 2019년 〈사랑의 불시착〉, 2020년 〈이태원 클라쓰〉, 2022년 〈이상한 변호가 우영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은 리메이크작을 만든다. 이름하여 〈롯폰기 클라쓰〉. 톱배우들도 캐스팅한다. 박새로이(박서준) 역은 일본 대표 미남 배우로 유명한 타케우치 료마가 맡는다. 그는 인터뷰에서 말한다. "이태원에서 생기 넘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롯폰기로 옮겨 새롭게 표현한다면 틀림없이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경만 이태원에서 롯폰기로 옮긴다. 방금 〈롯폰기 클라쓰〉 13부작을 정주행 했는데, 'Ctrl C + Ctrl V'. 더 큰 문제는 '연출'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던 장면이다. 남자는 조이서의 뺨을 때린다. 왼쪽 〈이태원 클라쓰〉는 리얼한 반면, 오른쪽 〈롯폰기 클라쓰〉는 엉성하다. 허공에 대고 오른팔을 휘둘르는 데 자동으로 고개를 돌린다. 한마디로 타격감이 1도 없다. 결과적으로 〈롯폰기 클라쓰〉는 폭망한다. 2022년 7월 7일 ~ 2022년 9월 29일 방영 당시 〈이태원 클라쓰〉가 역주행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롯폰기 클라쓰〉는 <이태원 클라쓰>를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패러디한 것이다."
'리메이크 열풍'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직한 후보2〉, 〈리멤버〉, 〈자백〉 모두 리메이크작이다. 개봉 앞둔 〈동감〉도 리메이크작이다. '잘 만들어야 본전'이라는 리메이크가 열풍인 이유는 뭘까? 새로운 스토리에 투자하는 위험성보다는, 검증받은 스토리와 인기에 탄력 받을 수 있는 안전성을 선택한다는 게 영화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말은 어디까지나 투자자들의 관점이다. 결국 투자를 받아야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리메이크작' 하면 떠오르는 영화 〈디파티드〉. 원작 〈무간도〉도 레전드인데, 또 다른 레전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까지 수상한다. 리메이크작을 만들 때 제2의 〈디파티드〉를 꿈꾸지 않을까? 〈롯폰기 클라쓰〉도 그랬을 것이다.
ma.scene@kakao.com
ⓒ 마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영화, 드라마의 모든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준열이 눈물 흘린 이유 (0) | 2022.11.14 |
---|---|
이정재,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 촬영 시작 (0) | 2022.11.08 |
데뷔작으로 신인여우상 싹쓰리한 여배우 (0) | 2022.10.25 |
김혜수 연기력에 난리 난 '슈룹', 2가지 논란 정리 (0) | 2022.10.25 |
11월에 한국 영화들이 모조리 개봉하는 이유 (0) | 2022.10.24 |